그러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재화의 가격탄력성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물론 그 재화의 가격변화율과 수요량의 변화율을 일일이 계산해 봄으로써 각 재화에 대한 수요와 가격탄력성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은 매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상당한 비용을 동반한다. 그러면 대체적을 각 재화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래 전부터 연구해 온 경제학자들이 그것을 모를 리가 없다. 일일이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계산해 보는 대신 다음 점을 생각해 보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탄력적일지 비탄력적일 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재화의 대체성의 정도
어떤 재화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체재의 존재여부와 정도에 관한 것이다. 어떤 재화가 다른 재화와 대체관계에 있다는 말은 그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사람들은 그 재화 대신 다른 재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대체재가 많으면 많을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고, 작으면 작을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작은 것이다. 만약 대체재가 없다면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그 재화의 수요량만 조금 감소할 뿐 다른 재화와의 대체효과로 인한 수요량 감소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아주 작게 된다.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 보기로 한다. 어느 회사가 남이 전혀 만들 수 없는 약을 생산한다고 하자. 그리고 그 약을 먹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고 해보자. 그때 그 회사의 사장은 약값을 자꾸 올리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약값을 자꾸 올리더라도 다른 대체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체재가 전혀 없는 재화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거의 완전비탄력적이다. 그러나 대체재가 많은 재화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다. 예를 들면 다른 회사도 자기 회사와 성분이 비슷한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는데 자기만이 자기회사의 제품값을 올린다면 많은 사람들은 값비싼 그 제품 대신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대체재가 많은 경우 재화의 가격변화율은 작더라도 수요량의 변화율은 크다. 그에 따라 대체재가 많으면 많을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기 마련인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우리의 인생살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남보다 특수한 자격이나 재주를 가지면 편리한 경우가 많다. 남이 전연 할 수 없는 일을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다면 노동력의 대가를 높게 매길 수 있다. 노동력의 대가를 높은 율로 올리더라도 전혀 대체방법이 없을 때는 그 사람을 그대로 쓰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따라서 남이 전혀 할 수 없거나 하기 매우 어려운 기능을 보유하게 되면 대우를 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중요성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해당 재화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재화는 가격이 설사 약간 오르더라도 그 재화를 소비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예컨데 쌀 같은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옛날부터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한국사람 치고 밥을 먹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쌀값이 많이 오르면 쌀의 소비를 아끼기는 하겠지만 쌀을 먹지 않을 수 없다. 또 쌀값이 반값으로 내린다고 갑자기 밥을 세 그릇 네 그릇 먹을 수도 없다. 사람의 배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쌀값이 내린다고 밥을 두 그릇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 우리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재화의 가격탄력성은 작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즉, 우리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쌀, 소금, 전기 등의 탄력성은 작은 것이다. 한편, 우리 일상생활에 꼭 필요치 않은 사치품의 탄력성은 크다. 예컨데 고급화장품의 가격이 뛰면 사람들은 고급화장품의 소비량을 많이 줄인다. 왜냐하면 고급화장품의 가격이 뛰면 많은 사람들은 생명유지에 별도 지장도 없고 일상생활에서 중요하지도 않은 고급화장품 대신 다른 방도를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수, 고급 밍크코트, 다이아몬드 등과 같은 사치품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탄력적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시간의 길이
짧은 기간동안보다 긴 기간일수록 사람은 융통성을 발휘하기 쉽다.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사람들은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시간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문제해결의 융통성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수요의 가격탄력성도 짧은 기간에 있어서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커진다. 예컨데 기름 값이 오른다고 할 때 단기적으로는 그대로 기름을 사용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비싼 기름 대신 다른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거나 다른 연료로 대체할 것이다. 겨울에 기름 값이 오른다면 기름보일러를 가진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름을 소비해야 한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 비싼 기름 대신 가스를 사용하기 위하여 가스보일러로 바꿀 것이다. 따라서 기간이 길면 길수록 같은 재화라도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커지는 것이다.
지출이 가계소득에 차지하는 비중
일반적으로 재화에 대한 지출이 가계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다. 가격이 높고 가격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그 재화의 가격변화는 가계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재화일수록 가격변화는 그 재화에 대한 수요량을 더 크게 변화시킨다. 따라서 가계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다. 반면 가계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면 작을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작은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크다. 반면 가계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면 작을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작은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면 설사 그 재화의 가격이 좀 오르더라도 소비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콩나물의 가격이 한 줌에 300원에서 500원으로 오르더라도 소비자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냉장고의 가격이 10%만 오르더라도 단위가 크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가계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재화일수록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큰 것이다. 콩나물 값이 한 줌에 300원에서 500원으로 오르면 거의 70%나 오른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별반 반응 없이 콩나물을 그대로 먹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이용하여 가격을 야금야금 올리는 얌체족들이 있다. 예컨대 설렁탕 값이 1,0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르더라도 사람들은 그대로 설렁탕을 먹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설렁탕 값이 1,0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른다면 그 인상률은 무려 70%나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슨 재화이든 가격을 올리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요량은 감소한다. 그렇지만 재화의 가격이 가계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클수록 그 재화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큰 것이다.